예로부터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고 했다. 매사에 부드러운 얼굴로 사람을 대하면 만사가 풀린다는 얘기다.불교의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가르침의 하나인 ‘화안시(和顔施)’를 말한다.하지만 언제 어디서든지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다.한자 품(品)자가 입 구(口)자가 세 개에서 보듯, 입에서 품격이 나온다는 것이다.좋은 말씨로 사람을 대하라는 의미로, ‘무재칠시’ 가운데 ‘언사시(言辭施)’를 말함이다. 이 역시도 옛사람들은 ‘입은 재앙의 문’이라 했고, 국민의 대표하는 사람들조차 ‘입이 방정’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듯이 더없이 어려운 일이다.
무재칠시’는 돈(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布施)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베푼다고 하면 당연히 돈이나 물질을 생각하게 된다.하지만 ‘무재칠시’는 재물을 나누는 것만이 베풂이 아니라고 가르친다.여기에는 ‘화안시’와 ‘언사시’ 외에도 좋은 마음으로 베푸는 보시인 ‘심시(心施)’, 좋은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안시(眼施)’가 있다.
또한 어른을 만나면 머리 숙여 인사할 줄 알고 남의 짐을 들어주는 ‘신시(身施)’, 그리고 집 없는 사람을 방에 재워주는 ‘방사시(房舍施)’도 있다.이에 부처님은 가르치기를 “너희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희에게 행운이 따르리라”고 설파했다.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벌써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늘은 높고 짙푸르며, 대지는 풍요롭고 넉넉하다는 추석이다.특히나 올 추석은 지난 토요일 휴무부터 개천절에다 일요일까지 하면 가히 황금연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버림받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많다. 오갈 데도 없는데 다가오는 추석은 그야말로 고통이다.더불어 살아가는 베풂이 절실한 시기다.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꼭 여유가 있어야만 하는 일은 아니다.내 비록 처지가 어려울지라도 직접 찾아가 가슴 따스하게 위로할 수 있다면, 이게 진정한 나눔이고 베풂일 것이다.추석연휴에 한번쯤 ‘무재칠시’를 새기고 실천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