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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秋夕에 문득!


작은 이익을 밝히면 큰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추석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글 한편이 추석연휴에 풍성한 지혜로 남기를 바랍니다.

‘논어’는 동양사상의 근본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노자의 ‘도덕경’과 공자의 논어를 두 손에 나누어 쥐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면 항상 두 분의 선생을 모시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논어’에는 공자의 말씀이 있고 또한 공자가 제자들과 서로 문답을 나누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이 책에는 기능적인 지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오로지 사람이 되는 법과 살아가는 법, 그리고 인간이 자기 미래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등에 관한 말씀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려면 ‘논어’보다 더 좋은 책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작은 이익을 밝히다보면 큰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말은 소인(小仁)과 대인(大人)을 구별하는 대목에서 나왔습니다.

대인(大人)은 누구인가? 사욕(私慾)이 없는 자입니다. 사욕이 없으면 자연히 마음은 넓고 깊어 넉넉하고 훈훈합니다. 그래서 대인은 올바름(義)을 목숨처럼 여깁니다.

소인(小仁)은 누구인가? 사욕(私慾)이 많은 자입니다. 사욕이 많으면 저절로 마음은 좁아지고 옹색해져 쩨쩨하고 강퍅해집니다. 그래서 소인은 의를 멀리하며 이익을 좇아 눈에 쌍심지를 켭니다.

공자께서 이(利)를 보거든 먼저 의(義)를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세상에서 뇌물도 없어질 것이고 착취나 부패도 없어질 것입니다. 도둑질은 의(義)를 짓밟고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입니다. 부정부패 따위는 의를 저버린 사욕의 횡포와 같은 것입니다.

공자께서 다시 살아나서 이 땅에 온다면 아마 소인배의 나라가 여기저기 득실거린다고 할 것입니다. 요즈음 올바르게 살고 올바르게 하자고 하다보면 밑지고 패배하며 손해보고 말 것이라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결코 빈 말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인간인 이상 누구나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올발라야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올발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장관은 장관대로, 선출 공직자는 선출직자대로, 선생은 선생대로 모두 올발라야 합니다. 모두가 사소한 이익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삶에서 적어도 올바름을 향해 나아가는 것보다 더 큰 일은 없습니다. 무슨 높은 지위를 갖는다거나 큰 재벌이 된다거나 하는 것만이 결코 큰일은 아닙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올바름을 위해서 한다면 그것이 곧 큰일입니다. 예건대 길을 가다가 길거리에서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엄청난 큰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놀이터에서 휴지 한 장을 주워서 치우는 것도 대단히 큰일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올바른 일이이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것이면 아무리 사소해도 큰일입니다.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까닭입니다.

만약 현대인들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올바른 것이기만 하면 큰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오늘날 럼 이렇게 혼란이 소용돌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말 의(義)를 앞세우는 세상이 된다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은 없어져도 됩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들 앞에 펼쳐질까. 이익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욕심을 줄인다면 가능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보다 돈이 더 귀중하다고 여기는 현실에서는 한 짬도 마음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돈은 언제나 사람의 욕심을 꼬드기고 사람의 마음을 작게 만듭니다.

황금을 보거든 먼 산의 돌처럼 보라. 아주 옛날부터 서양에서도 이러한 말이 있었습니다. 황금을 보거든 이(利)로써 볼 것이 아니라 의(義)로써 본다면 황금을 부정할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돈 그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돈에 대한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나쁜 것일 뿐입니다.

나에게 이익만 되면 그만이라고 고집하지 말라. 그러면 상대 역시 그와 같은 고집을 부릴 것이 뻔하다. 서로가 이렇게 욕심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면 강물 속의 그림자를 보고 짖다가 입에 고깃덩이를 놓쳐버린 우화(寓話)속의 개처럼 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