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할머니와 같은 계절입니다.
모든 것을 영글게 하고 모든 것을 다 익게 하니까요.
가을 안에서는 낟알과 과일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도 익어 갑니다.
푸른 하늘을 보며,
황금빛 들녘을 거닐며 눈부시게 익어가는 우리의 마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봄 여름.... 때로 설익어 짜증내고, 누군가를 미워했다고 해도
이 가을.
우리 그런 설익은 마음의 흔적을 다 지우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직 노랗게 잘 익은 마음으로 사랑과 자비의 열매를 하나씩 나누며
산다면 좋지 않을 까요,
가을 볕 아래서 길을 걸으며 이제 나도 인생의 가을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의 가을,
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
이제는 더 이상 설익은 몸짓과 언어를 내보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낳듯,
이 가을에는 사랑과 봉사라는 아름다운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