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20일 한라산을 오르면서 찍은 것입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떻게 그곳까지 등정했을까..... 한번 더 갔다오기는 와야 할 것 같은데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짧은 가을이 끝자락을 접는가 싶더니 어느덧 대설을 넘기고 동지가 가까워졌다. 까맣게 긴 밤, 내면에 충동하는 상념이 술렁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일상이 인간의 유한성에 달라지는 연륜(年輪)때문일까.지난날의 보람과 환희, 아쉬움과 미련의 사유일까. 아마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내면에 각인된 관념의 편린들이 새롭게 반추되기 때문이리라.
유난히도 무덥고 길었던 지난여름, 장마와 집중폭우는 우리에게 크나큰 시련을 안기고 갔다. 아쉬움을 남긴 짧았던 가을, 단풍잎사귀를 떨쳐낸 낙엽수의 앙상한 가지는 삭풍에 떨고 있다. 마지막 잎새처럼 남은 한 장의 달력은 수많은 사연을 남기고 이제 한 시절을 마감하려 한다. 기왕에 붙잡을 수 없는 세월, 난마처럼 얽힌 혼잡한 사연들을 하루 빨리 갈무리하고 새로운 희망의 일출을 보고 싶다.
우리는 봉건주의와 권위주의를 딛고 시민사회의 한복판에 서있다. 자유와 평등을 표방하는 시민사회의 뒤편에는 짙은 어둠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한탕주의 도박공화국 바다이야기, 세금폭탄과 부동산 투기광풍, 빈부 격차의 양극화현상, 다단계부정과 금융비리, 농민과 노동자들의 격렬한 시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 혼란과 갈등의 종착점은 어디일까.
세대를 초월한 대다수의 민초들은 웃음과 미소가 사라진지 오래다. 인간의 행복은 자유와 법 앞의 평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법치주의와 다수결의 원칙만으로도 안 된다. 짙은 안개 드리워진 미로를 헤매는 시대의 혼돈에 민초들의 사유는 매우 암울하다. 그나마 어려운 여건에서도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한 쾌거에 위안을 삼을까. 혼돈의 사회를 평정하고 정의가 바로 서는 미소 짓는 사회, 과연 그 시절이 오기는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