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가 여기저기 피었다는 소식입니다.
잎이 나면 꽃이 없고 꽃이 피면 잎이 없어 잎과 꽃은 늘 그리워할 뿐 만나지를 못합니다.
만나지 못한 그리움이 붉은색으로 피어올라 대기를 태웁니다. 짙은 그리움 앞에 대기도
가슴 태우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이때쯤이면,
상사화 피어난 둔덕길을 걸으며 얼마를 살아야 세상 모든 것의 그리움이 사라질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나지 못한 회한이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다시 회한이 되는 이 그리움의 윤회를 상사화는 언제쯤 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상사화에게 타는 그리움이 없다면 그 무엇을 일러 상사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 그리움으로 상사화는 붉게 타올라 비로소 상사화가 될 수 있는 것을. 상사화를 보며
내 생애의 모든 시간들을 불러 모아 내 가슴의 그리운 소식들을 전합니다.
일기 탓에 ‘벌초’를 가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자손이 되어 일 년 한번인데 못 간 마음이 너무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