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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부산항 나들이


- 영도 봉래산 중턱, 유년 시절 '조내기'란 척박한 땅에 고구마를 재배했던 곳. 지금 아파트가 빽빽히 들어서, 옛 모습은 찾아 볼수없다-

오랜만에 부산항을 둘러 볼 예정이었으나 풍랑이 심해 오륙도 앞까지
갔다 왔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도에 살았으니, 바다가 너무 정겨웠습니다.
그 옛날 하루에 아침10시, 오후4시, 두 번씩 들던 영도다리는 새로 건설,
볼품이 없었지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혼이 났습니다.

살면서 뭘 했는지, 부산항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으니,
노쇠한 몸에 젊은 마음을 실어 지난 추억을 올려 봤습니다.

어린 시절 드나들던 적기, 조선공사가 있던 봉래동은
바다에서 바라보니 더한 친밀감을 갖게 하였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항구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었습니다.
그것이 발전인지, 아니면 훼손인지는 시각에 따라 틀리겠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추하디. 추한 부산항이라고 폄하하고 싶습니다.

밀수근거지로 이름을 더럽히던 아치섬도 이제는 해양대학교가
버티고 서 있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뿐입니까. 유년시절 친구들과 해수욕 다니던 동삼동해수욕장은
간곳이 없고 유류탱크만 보였습니다.
그만큼, 세월이 나를 늙게 했는가 봅니다.
어쩐지 나이들 면서 필자가 드나들던 곳을 찾아 가는 것을 보니,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지나온 세월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남은 생을 후회 없이 살려고 다짐합니다.
어느 화창한날
다시 한 번 부산항을 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