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따르면 올 들어 2월8일 현재 한라산 등산객은 모두 8만3511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1.5% 늘어난 것이다. 두말할 것도 한라산 입장료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 한해 등반객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지에 관광객이 대거 몰려오는 것은 대단히 반갑고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라산에 인파가 넘친다는 것은 그렇게 반길 일만은 못된다. 무엇보다 환경파괴가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짓밟는다면 아무리 강건한 산이라 해도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을 터이다.
최근에는 제주와 인천의 정기여객선을 이용한 ‘무박2일’의 한라산 등산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즉, 금요일 저녁 인천에서 배를 타서 토요일 아침에 한라산을 등반한후 그날 저녁 배에서 잠을 자며 돌아가는 여행이다. 제주경제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고 한라산에 상처만 내고 가는 여행인 것이다.
그래선지 한라산은 주말만 되면 더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달 첫째주 주말인 경우에는 성판악·어리목에만 1만981명의 등반객이 몰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5·16도로와 1100도로 등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길이 막히고 차가 막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관리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입장료 폐지에 대비한 탐방객 분산 조절 등 효율적인 관리대책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도 한라산 등산객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특단의 대책을 서둘지 않으면 안된다. 입장객수를 제한하는 총량제와 안식년제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