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Think

아. 가을이 내리는 소리

풀벌레 소리를 걷어가는 태풍.
다시 익어서 소리나는 가을.
문득 생각속에서 꺼낸 오래된 부끄러움.
그때 부끄러움을 훔쳐간 사람들은 아직도
날 놀리고 있을까.
아직도 기억할까. 얼굴 빨개졌던 유년을.
거짓말까지 맑았던 너 나 우리들. 구름 내려와
부끄러움을 지우니 이내 그리움이 돋는다.

금정산에 벌써 억새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오는 추석 연휴에는 어차피 일손을 놓아야 할 것이므로
한라산에 가서 억새꽃이나 보고 올까. 산바람에 물결치는
은발을 보고 있으면 그 물결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진다.
아. 가을이 내리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