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년을 제주인 고향에 살았다. 10살까지...
지금, 잊고 있던 고향이 추억의 커튼을 살며시 밀어 올린다.
밥 짓지는 연기, 뺨이 붉은 아이들, 화롯가 이야기, 유성이 흐르는 밤....
그 아련한 무지갯빛 추억의 프리즘, 떠다니는 구름에 실려 세월이 간다.
고향이 온다.
추억은 언제나 아슴푸레하기만 한
내 기억 속에 한 페이지처럼 추억은 곳곳 묻어 나를 멈추게 한다.
지난 17일 당일치기로 집사람과 제주도를 다녀왔다.
올 들어 '쉼터'를 위해, 건축공부를 하고 있다. 비전공자가 건축을 공부하기엔 어렵다. 오죽했으면,
잘 아는 동생이 ‘형님처럼 하면 집 못 지어요.’했을 까?
맞는 말이다. 섭섭한 느낌이다. ‘초보 집짓기’책에서 개념을 익히고,
온 라인을 통해 건축에 대한 정보를 접하다보니. 재미가 있고. 많은 것을 섭렵할 수 있다.
어디까지 건축업자(시공업자)를 믿어야 하나.
생각하면,
적당한 용어인지 모르지만, “반풍수 집안 망친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집은 자신이 아는 만큼 지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
건축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거의 대충 말하지,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는다.
그들 세계니까 이해도 된다. 쉼터 규모는 20평정도?
각설하고,
집을 지으려다 보니, 문득 제주 남원에 있는 ‘건축학 개론’ 영화 촬영지가 보고 싶 었다.
17일 11시경, 날씨가 흐려 망설이다가, 집 사람과 함께 초행이고 길치여서 똑똑한 ‘내비’에게 길을 물었다.
남원읍 위미리. 바로 검색 해안도로를 따라 갔다.
왜 하필이면, 남원이야. 는 생각도 들었다. 출발 1시간여만에 ‘건축학 개론’ 촬영지에 도착했다.
근데 그 일대 해안도로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시켜놓고 걸어 5분 거리였다.
안개 속 길목이 바닷가가 몽환적 분위기다. ‘건축학 개론’<서연의 집>을 갔다 나오는 젊은이들 짝패가 눈길을 끌었다.
반백 늙은이는 창피한 생각도 들었지만, 왔는데 가보자는 생각에 바닷가를 걸으며 발길을 옮겼다.
촬영지는 지형적으로 바다인데. 혹, 태풍이 오면 염려될 지형이다.
‘서현의 집’을 들어서자 청춘들의 영화의 주인공처럼 카메랄 들고 난리 법석(?)이다.
세상이 그러니, 그 곳에서 마음이 환상으로 변해 ‘인증 샷’을 하는 것 같다.
‘건축학개론’촬영지는 ‘서연의 집’으로 변신 카페를 하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포즈를 취하며 젊음을 카메 라에 기록하고 있다.
우리 부부도 슬그머니 커피 두 잔을 시켰다.
‘서연의 집’이라 표기된 카페엔 쑥떡 3개에 5천원, 커 피 한잔에 4천원, 책임자 차림인 중년에게 물어봤다.
‘하루 몇 명이 오나요? 그랬더니, 답이 ‘약 7백여명, 휴일엔 약 1천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나의 추정으론 약 하루에 3백여명은 다녀가는 것 같았다. 그날도 약 3~40여명이 북적였다.
그러면 이곳에 젊음들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촬영지를 선택했을 때, 고심을 했던 것 같다.
주요인은 바닷가에 안개가 흐르면 몽환적-환상을 불러 올 것을 예측했을 것이다.
다름으로 그곳이 명소이지만 ‘건축학 개론’ 영화 스토리가 젊음이들 사랑이야기를 리얼하게 각색한 것 일 것이다.
<서연의 집‘을 찾아가는 길은,
천천히 느리게 걸으며
내 마음의 카메라에 풍광을 담고, 내 마음의 칠판에 글을 적으며
좀 더 여유롭게 걸었으면 하는 길이다.
홀로 고독하게 안개가 흐르는 날,
걸었으면 영혼을 찾을 수 있다.
‘어디까지 나의 주관적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