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신발 밑에 밟히는 땅의 느낌으로 온다. 겨우내 꽝꽝 얼어 있던 땅이 어느날 폭삭폭삭하게 밟히면 그것이 봄이다. 오늘(12일) 아침 김해로 봄여행을 다녀왔다.
매화(梅花)를 보러 간 것이다. 다 썩은 듯한 고목에서도 봄이 가까우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 은근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봄의 등불을 켜준다. 봄은 매화에 보임이 없고 어름빛 매화만 저만치 피어 있었다. 갔던 길, 어느 야생화 농원에 들려 봄의 내음만 실컷 들이 마시며 화들짝 웃고 말았다.
사라지는 것은 그리움을 낳는다. 그러나 사라진 뒤에 그리워한들 이미 늦은 것이다. 늦게나마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해 보고자 타박타박 길을 나선 것이다.
이른바 사라져가는 이땅의 서정과 풍경, 사람과 문화에 대한 기록, 이미 사라진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당대의 누구라도 길 떠날 필요가 있고, 단편적이나마 그길에서 보고, 듣고, 만나고 얻은 것들을 기록한다는 것에 작은 의미를 두고 싶다.
눈 감으면 소리 들린다. 바람을 놓아주는 나무들, 마른 가지에 물오르는 소리, 고개를 들어 바람을 마신다. 녹슨 심장에 피가 돈다. 푸른 날개라도 돋는가. 겨드랑이 밑이 근질근질. 꽃샘추위가 다 뭐야, 남녘 꽃소식 묻혀 마실 나온 구름, 꿈결처럼 속삭이는 미풍, 당신 가슴에도 물이 오르는가.
향기 없는 소주잔엔 비워야 할 시름이 있고, 향 짙은 담배 한 개비엔 태워야 할 한숨이 있다. 매화(梅花)엔 꽃망울만, 눈에 찬비에 시름 젖는 아침, 찬연한 봄을 위해선 그렇게 떨며 건너야 할 시련의 강이 있다. 거리의 포장마차엔 세상타령하며 비우며 태우며 ‘강’건너는 이들의 이야기, 이야기들.
아침 출발전, ‘원불교 교전’의 ‘恩生於害 害生於恩(은생어은 해생어은)’이라는 글을 읽었다. ‘해로움으로부터 은혜로움이 나오고, 은혜로움으로부터 해로움이 나온다’는 뜻. 원수가 은인이 될 수도 있고,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니까,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는 메시지이다.
13일, 많은 분들이 매화를 찾아 나설 것이다. 매화는 온난화(?)탓으로 어림빛 매화만 보인다. 오늘 집에서 '차'한잔 놓고 조우한 매화를 들쳐 세상사를 이야기 하다 한컷 올린다. 다들 기대 속에 갔지만 매화는 얼굴만 내밀뿐 아직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름속에 피어나는 매화를 보고 왔으니, 얼마나 기분좋은 날이겠는가...
매화(梅花)를 보러 간 것이다. 다 썩은 듯한 고목에서도 봄이 가까우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 은근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봄의 등불을 켜준다. 봄은 매화에 보임이 없고 어름빛 매화만 저만치 피어 있었다. 갔던 길, 어느 야생화 농원에 들려 봄의 내음만 실컷 들이 마시며 화들짝 웃고 말았다.
사라지는 것은 그리움을 낳는다. 그러나 사라진 뒤에 그리워한들 이미 늦은 것이다. 늦게나마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해 보고자 타박타박 길을 나선 것이다.
이른바 사라져가는 이땅의 서정과 풍경, 사람과 문화에 대한 기록, 이미 사라진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당대의 누구라도 길 떠날 필요가 있고, 단편적이나마 그길에서 보고, 듣고, 만나고 얻은 것들을 기록한다는 것에 작은 의미를 두고 싶다.
눈 감으면 소리 들린다. 바람을 놓아주는 나무들, 마른 가지에 물오르는 소리, 고개를 들어 바람을 마신다. 녹슨 심장에 피가 돈다. 푸른 날개라도 돋는가. 겨드랑이 밑이 근질근질. 꽃샘추위가 다 뭐야, 남녘 꽃소식 묻혀 마실 나온 구름, 꿈결처럼 속삭이는 미풍, 당신 가슴에도 물이 오르는가.
향기 없는 소주잔엔 비워야 할 시름이 있고, 향 짙은 담배 한 개비엔 태워야 할 한숨이 있다. 매화(梅花)엔 꽃망울만, 눈에 찬비에 시름 젖는 아침, 찬연한 봄을 위해선 그렇게 떨며 건너야 할 시련의 강이 있다. 거리의 포장마차엔 세상타령하며 비우며 태우며 ‘강’건너는 이들의 이야기, 이야기들.
아침 출발전, ‘원불교 교전’의 ‘恩生於害 害生於恩(은생어은 해생어은)’이라는 글을 읽었다. ‘해로움으로부터 은혜로움이 나오고, 은혜로움으로부터 해로움이 나온다’는 뜻. 원수가 은인이 될 수도 있고,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니까,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는 메시지이다.
13일, 많은 분들이 매화를 찾아 나설 것이다. 매화는 온난화(?)탓으로 어림빛 매화만 보인다. 오늘 집에서 '차'한잔 놓고 조우한 매화를 들쳐 세상사를 이야기 하다 한컷 올린다. 다들 기대 속에 갔지만 매화는 얼굴만 내밀뿐 아직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름속에 피어나는 매화를 보고 왔으니, 얼마나 기분좋은 날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