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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돌아갈 순 없어도 돌아볼 순 있어"

벌써 12월 입니다.
한 뼘 한 뼘 햇살을 지우고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인
슬픈 하루를 지우는 땅거미.
시간에 업혀 온
대책없이 업혀온 날들이 갑니다.
춥습니다.
비늘처럼 번득이는 욕망 앞에
속절없이 베이는 가슴
거짓없는, 얼음같이 맑은 얼굴
한번 보고 싶습니다.

사람이 넘치는 도시의 숲속에서 우리 지독히 외로운 까닭은 무엇인가.
가을이 떠나면 가을이 그립고, 사람을 떠나면 사람이 그립다.
젊은 날 눈물자국 묻은 오래된 일기장처럼
옛 친구가 어느 날 보내온 편지처럼
우리 가슴 저 깊은 곳 저릿한 기억의 통로로 떠미는
시적 명상과 순결한 언어들, 우리들의 세상일기....

빈 들판 쏘다니며 무르팍 깨져도 하나도 아프지 않던 그 겨울,
찐 고구마 하나로도 넉넉하던 그 겨울 밤,
"돌아갈 순 없어도 돌아볼 순 있어"
추억을 꺼내 닦아보자. 맑아질 때까지, 그리고
우리 모습을 비춰보자.

*기억의 저편
200년부터 가끔 일본에 볼일 보러 갔다가 교토 단풍을 보러 가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른 탓인지 일본 단풍명승지라는 교토는 11월23일경부터 12월초 까지가 절정이었습니다. 공교롭게 그때만 되면 서너번 다녀왔습니다. 주로 가와라마치, 아라시야마, 히가시야마를 둘러봤습니다. 아라시야마는 단풍이 물드는 명승지로 알려져 아침 8시부터 문을 열면 오후4시까지 일본 전체가 떠들썩 할만큼 관광객이 몰려들어 밀려 들어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 단풍이라고 우리나라 단풍과 별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마는....,단풍은 진자(사찰, 암자)들에서 가꾸어 단풍철이 되면 입장료를 받고 관광토록 하는 상품이었습니다. '아리시야먀'단풍은 우리나라에서 일제때 가져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하튼 일년내 잘 가꾸어 일본사람들 정서에 맞게 관광상품화한 것을 보고 느낀 바가 많습니다.

이젠 가을을 정리합니다.
가을이 훌쩍 떠나 아쉬움을 남게 합니다. 내년에 다시 찾아 오겠죠. 올해 불국사 가을은 너무 좋아. 미친듯이(?) 그 가을 잎을 찾아 갔습니다.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홈피를 찾아주신 분들께도, 오늘로 가을을 인사드릴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1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