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의 이야기’
소한을 넘기드만, 정말 추운 날이다. 오후 김병환님, 강현덕교수 랑
장산 야경을 보러갔다. 저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광안대로 야경이 켜지기전후, 황령산 일몰도 우리를 반겨줬다. '20회 올랐지만 오늘같은 날은 흔치않다' 하였다. 역시 반가운 사람들이 와서 그런가...,
소한을 넘기드만, 정말 추운 날이다. 오후 김병환님, 강현덕교수 랑
장산 야경을 보러갔다. 저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광안대로 야경이 켜지기전후, 황령산 일몰도 우리를 반겨줬다. '20회 올랐지만 오늘같은 날은 흔치않다' 하였다. 역시 반가운 사람들이 와서 그런가...,
노자(老子)가 쓴 ‘도덕경’은 난세를 슬기롭게 사는 밝은 지혜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고전이다. 누구나 한 번은 꼭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노자의 말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다.
노자에 의하면 선에는 상선(上善)과 중선(中善)과 하선(下善)이 있다. 선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상선은 물과 같다고 말하였다.
물은 네 가지의 큰 덕(德)을 갖는다. 첫째로 물은 변화무쌍, 어떤 환경에도 적응한다. 물처럼 적응력과 변화력이 풍부한 것은 없다. 물은 수증기가 되고, 얼음이 되고, 비가되고, 눈이 되고, 안개가 된다.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그릇을 가득 채우고, 모난 그릇에 담으면 모난 그릇을 가득 채운다. 물은 합했다 떨어졌다 하는 이합집산을 자유자재로 한다. 우리는 물과 같은 자유로운 적응력을 가져야 한다.
둘째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물이 없으면 모든 생명은 죽고 만다. 물은 곧 생명수다. 세상에 물처럼 고맙고 물처럼 소중한 것이 없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물은 모든 것을 씻어 준다. 물이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고, 빨래도 할 수 없다. 물은 만물을 정화한다.
셋째로 물은 남과 싸우지 않는다. 물은 흘러가다가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으면 옆으로 돌아간다. 높은 둑이 있으면 계속 고여 둑을 넘쳐서 흘러간다. 어떤 때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자기의 목적지에 도달한다.
물은 노자의 말과 같이 부쟁(不爭)의 덕읅 갖는다. 물은 위대한 힘을 지닌다. 불도 물한테는 지고 만다. 강한 쇠붙이나 견고한 바위도 물속에 오래 있으면 녹이 슬거나 부서지고 만다. 아무리 강한 물건도 물한테는 패배한다.
물은 유(柔)하고 약하다. 물은 천하의 지유(至柔), 지극히 약한 존재다. 그러나 지강(至强), 아무리 강한 물건도 지극히 약한 물을 이길 수가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므로 유제강(柔制强),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한다고 노자는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끝으로 물은 낮은 데로 쉬지 않고 흘러간다. 인간은 남보다 높은 데로 올라가기 위해 남을 짓밟고 일어선다.
그러나 물은 그와 반대로 불철주야 낮은 곳만으로만 쉬지 않고 흐르기 때문에 큰 강이 되고, 마침내 망망대해에 도달한다. 산골짜기의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작은 물방울이 낮은 곳으로 쉼없이 흐르기 때문에 자기의 존재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큰 바다를 이룬다.
노자의 표현에 의하면 물은 겸손의 미덕을 갖는다. 우리 인간도 물처럼 겸손해야만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도덕경 8장에 나오는 물의 덕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남과 다투지 않고, 만물을 깨끗이 씻어 주면서 낮은 데로 쉼없이 흐르는 물은 참으로 놀라운 덕을 갖는다.
산이 정(靜)의 극치라고 하면, 물은 동(動0의 극치다. 산은 한곳에 우뚝 높이 솟아 부동의 자세로 의연하게 서 있으므로 우리에게 장엄미를 보여준다. 물은 쉬지 않고 흐르면서 변화무쌍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므로 우리에게 놀라운 적응의 덕을 가르친다. 일찍히 위대한 지혜의 스승인 공자는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철학을 우리에 갈파하였다.
‘子曰, 知者樂水,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지혜있는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움직이고, 인자는 조용하다. 지자는 즐기고, 인자는 수(壽)하다. 우리는 산을 좋아하고 줄을 즐겨야 한다. 상선(上善)의 물과 같다. 우리는 물처럼 인생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물의 적응력과 부쟁의 덕과 정화와 겸손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