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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잎과 꽃이 서로 그리워하는 꽃



상사화는 봄에 길쭉길쭉한 잎을 일찌감치 뽑아 올려서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다가 6월에 그 싱싱한 잎이 자취도 없이 시들어버린다. 그리고 한여름에 그 사라진 자리에서 건강한 꽃대가 놀랍게 쭉 뻗어 나와 대여섯, 예닐곱 송이의 연한 자홍색 꽃을 피운다. 그러니까 잎과 꽃이 서로를 보지 못한 데서, 서로 그리워한다는 ‘상사(相思)’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올해도 고창 선운사 등에 갈 계획이었으나. 태풍과 추석이 겹쳐 가보지 못해. 마음이 좀 그렇다. 오는 29일경 한번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잘 될까(?), 내일 출근을 해 보아야 알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며 절제와 비율을 배운다. 원하는 빛을 얻기 위해 기다려야 하고, 구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꼼꼼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든 예술에는 그런 선택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글 쓰는 일도 가슴속에 뭉친 타래를 찬찬히 풀어 표현하여야 한다. 나는 오늘도 근사하게 늙어야 한다 는 생각을 가져본다. 늙어가지만 낡지 않은 어른 은 참 흔치 않다는 것도 깨닫고 있다.

論語에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1944년에 태어나 4년 전‘귀가 순해지는 나이’라는 耳順(60세)이 지났다. 이제 세상의 이치를 유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