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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선암매'를 그리며



/누구를 위한 침묵인가? /참뜻을 품은 채 빛은 장중하다. /흰 비단 치마에 소매도 곱고 /우의(雨衣)에 무지개 빛이 돋는다. /미녀와 같이 살갖이 희고 /옥과 같은 얼굴에 몸이 풍만하다./ 표현히 몸을 날려 은하수에 떠 있는 것 같고/ 군선(郡仙)의 어깨 위에서 춤추는 것 같다.
정도전(鄭道傳)의 매천부(梅川賦)이다.

*선암사 매화, 이달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이런일 저런일로 가보지 못한 아쉬움에 지난해 찍은 매화를 올려놓는다. 전국 명소 중에 약7-8백년된 매화는 선암사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늙어 말라 비뚤어진 가지에 삶을 되돌아 보듯 청향을 피며, 청초한 모습으로 세상을 관조하고 있다.
봄밤을 밝히는 목련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목련이 웃는다.
표정이 없는 하얀 미소. 처연하다.
세상 구석구석의 눈물을 사르고, 다시 눈물나는 세상을 보고 있다.
목련이 있는 뜨락에선 트럼펫을 불지 말라. 첼로의 장중한 선율로
그를 깨우라. 볼수록 꽃이 아니다, 환생이다.
봄밤을 밝히는 목련, 차마 못한 누구의 이야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