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잎새들의 헌신공양입니다.
스스로 몸을 떨구어 나무를 살리는 낙엽의 행보는 아름답습니다.
기꺼이 몸을 던져 나무를 살리려는 낙엽의 마음이 문득 가슴에
와 닿습니다.
떨어져 기꺼이 썩어 다시 나무를 키우는 그 끝없는 헌신의 행렬이
내 삶을 깨우는 풍경소리가 되어 찾아 다가옵니다.
가볍습니다.
낙엽은 일체의 집착을 떠난 가벼움입니다.
그 가벼움에 맑고도 투명한 사랑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쌓이고 쌓여도 한없이 가벼운 사랑의 무게.
사랑은 끝없이 존재를 자유롭게 합니다.
자유로운 존재만이 자신의 집착을 벗어날 수 있고, 집착을 벗어난 존재만이
헌신과 사랑의 일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낙엽을 통해서 배웁니다.
가볍게 떨어져 상처 하나 내지 않고 온전히 썩을 줄 아는,
그 사랑의 아름다움이 가을 하늘보다 시리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