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가고 싶은 곳...

강갑준 2009. 2. 3. 16:39

바람이 부는 아침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간간히 뿌리는 눈,
운무가 영실 오백나한을 삼켰다 뱉었내고 또 삼켰다
뱉어내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운무가 잉태하고 출산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눈길을 잡았다 놓았다 했습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운무,
운무는 실제고 사라지는 환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환이 실제가 되고 실제가 환이되는 세계를
본 것입니다.

깔딱 동산위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모두
날아 가는 환이 되는 세계를 보며 집착의
부질없음도 보았습니다.

바람은 운무만 걷어갔던 것이 아니라
내게 도사린 애착까지도 걷어 갔습니다.
바람이 부는 동안 오백나한이 환영이
되듯이 나는 내게 환영이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자유로웠습니다.
나는 날아 운무가 되고 바다의 물결이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 산에 올라볼 일입니다.
그러면 바람처럼 자유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