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겨울 태백산 산행기(4)
강갑준
2008. 1. 27. 20:29
태백산 ‘어느 암자’
영혼이 적선처럼 어둠이 내립니다.
그리하여 밤......,
오늘따라 매섭고 유난히 별빛이 맑은 것은
내 지나온 시절을 한번 돌이켜보라는 뜻이 아닐는지.
그 맑은 별빛에 내 마음을 한번 비춰 보라는 뜻이 아닐는지.
그렇습니다. 한동안 나는 별들을 잊고 살았습니다.
바쁘게 살고 있다는 이유로 밤하늘을 올려다 본지 오래였고.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별빛이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데도
그저 무심히 지나치기 일쑤였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런 것일까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서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에는 무덤덤해지는.
생각해 보면,
내 유년의 봄밤은 밤하늘에 돋아낸 별들을
헤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곤 했습니다.
먹물을 뿌려 놓은 것 같은 바탕에 보석처럼 박힌 별들을 헤아리다가 스르르
잠이 들기도 했었지요.
소피가 마려워 한밤중 잠에서 깨어났을 때,
마당에 내려서서 바짓가랑이를 내리는,
그 잠에 취한 눈으로 우르르 쏟아지는 은빛가루들.....,
별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반짝이고 있을 것입니다.
변한 것은 공해로 뒤덮인 하늘처럼
온갖 탐욕으로 가득 채워진 내 마음이 아닐까요.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여유가 없었고.
여유가 없다 보니 초조하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혼탁해져 가는 내 마음이 느껴져 답답할 때도 많았습니다.
가끔 별이 보이기도 했지만 내 눈에 잠깐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지.
가슴에 담아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별을 보며 미래를 꿈꾸던 유년 시절.
그때의 푸른 꿈은 지금쯤 어느 하늘을 해매고 있을까.
그때의 푸른 꿈이 아직 내게 남아 있긴 한 걸까.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혼탁해진
내 마음 어느 구석진 곳에 버려져 있는 것은 아닌지.
봄을 기다리며 나는 또 느낍니다.
인생은 달리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그것은 결코 중단이나 포기가 아니라
보다 가치 있게 살아갈 길에 대비한
‘자기성찰’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