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One cut

그 풍경을 이제 사랑하네

강갑준 2013. 3. 7. 20:06

 

동박새,

막 봄기운이 꿈틀거리며 나무들이 물오르고 있다.

 

범어사 노장 스님은 카메라를 챙기고,

아침 해를 찾아 금정산에,

 

나는 9시 경,

대나무 밭을 해매며 동박새를 찾아 나섰다.

10시 조금 넘어선지 좀처럼 동백새를 만날 수 없다.

 

 관음전을 지나 대웅전 뒤에서 동박새를 만났다.

 동박새는 잽싸게 날아갔다.

 이 동박새를 기다리기 무려 1시간35분여,

 드디어 몇 컷을 했다.

 

기다리는 사이에 경계가 있다.

그것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거리이기도 하고,

성스러움과 속됨 사이에 갈등이기도 했다.

그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는 사이에

세월은간다.

무엇에 홀린 듯 살아온 시간과 그 치기 어린 종횡무진의 공간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