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늙는다! 서러워 말지다
강갑준
2009. 11. 21. 19:37
/그대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잠이 가득해,
난롯가에 꾸벅꾸벅 졸거든,
이 책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으시기를,
그리고 한때 그 대의 눈이 품었던
부드러운 눈빛과 그 깊은 그늘을 꿈꾸시기를……./
예이츠의 ‘그대가 늙었을 때’란 시 구절입니다.
시(詩)처럼,
꾸벅꾸벅은 아니고
김용준의 ‘근원수필(近園隨筆)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습니다.
문체가 깔끔하게 살아있다.
인간이 있고 생활이 있고 유머와 애수가 있으며 비판이 들어있다.
해박한 전문적 소론도 또 다른 흥취를 돋우게 한다.
젊었을 땐 ‘책명’은 알고 있었으나.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나이 탓인지, 그 책을 빌려서 집에서 읽어 보니,
명문장에다. 매화이야기부터 마음을 끌어넣는다.
한 문장을 소개하면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것도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서정적입니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라고 합니다.
기력도 사라지고 그리고 그에 따라 사람들도 하나 둘 곁을 떠나고,
나이가 들면 그냥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어떤 이는 이것을 외로움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이것을 고통이라고도 합니다.
그 고통과 쓸쓸함을 감내 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또 일찍 세상과의 인연을 스스로 끊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인연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는 많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이 그렇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꽃들과 하늘의 햇살 역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람과 강물과 저 바다가 어찌 우리가 늙었다고 거부하고 자리를 뜨겠습니까?
법당의 부처님은 우리가 나이 들수록 더 자상하게 미소 짓고 계시지 않습니까.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기보다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을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도 우린 많은 것들과 함께하고 행복한 노인이 되어갈 것입니다. 따뜻하게 저물어 가는 시간을 위하여 오늘도 나는 생각합니다.
난롯가에 꾸벅꾸벅 졸거든,
이 책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으시기를,
그리고 한때 그 대의 눈이 품었던
부드러운 눈빛과 그 깊은 그늘을 꿈꾸시기를……./
예이츠의 ‘그대가 늙었을 때’란 시 구절입니다.
시(詩)처럼,
꾸벅꾸벅은 아니고
김용준의 ‘근원수필(近園隨筆)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습니다.
문체가 깔끔하게 살아있다.
인간이 있고 생활이 있고 유머와 애수가 있으며 비판이 들어있다.
해박한 전문적 소론도 또 다른 흥취를 돋우게 한다.
젊었을 땐 ‘책명’은 알고 있었으나.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나이 탓인지, 그 책을 빌려서 집에서 읽어 보니,
명문장에다. 매화이야기부터 마음을 끌어넣는다.
한 문장을 소개하면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것도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서정적입니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쓸쓸한 일이라고 합니다.
기력도 사라지고 그리고 그에 따라 사람들도 하나 둘 곁을 떠나고,
나이가 들면 그냥 혼자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어떤 이는 이것을 외로움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이것을 고통이라고도 합니다.
그 고통과 쓸쓸함을 감내 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또 일찍 세상과의 인연을 스스로 끊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인연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는 많은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이 그렇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꽃들과 하늘의 햇살 역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람과 강물과 저 바다가 어찌 우리가 늙었다고 거부하고 자리를 뜨겠습니까?
법당의 부처님은 우리가 나이 들수록 더 자상하게 미소 짓고 계시지 않습니까.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기보다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을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도 우린 많은 것들과 함께하고 행복한 노인이 되어갈 것입니다. 따뜻하게 저물어 가는 시간을 위하여 오늘도 나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