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다시 서파 ‘天池’ 갈날이 있을까?
강갑준
2004. 7. 6. 16:27
서파 백두산 천지를 가는 날이다. 시차 탓인지, 몸이 개운치 않다. 밖을 보니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산을 쓰고 다니는 조선족들 삶이 그렇게 편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건너엔 나이테가 더할수록 사람의 피부색과 같다는 ‘미인 송’ 소나무가 올곧게 하늘 위로 솟아오르며 시야를 붙든다.
6월 22일 아침 7시(중국 시간) 이도백하 신갈 호텔을 떠나 버스는 서파 천지를 가는 여정에 올랐다. 가는 길은 말이 길이지 비포장도로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그것도 3시간 정도 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자동차 전복으로 길이 막혀 다시 되돌아서는 숨바꼭질 끝에 무려10시간 동안 덜커덩덜커덩하면서 목적지인 ‘임업 호텔’에 도착했다.
6월 23일 아침 4시 일기가 불순한데 천지를 찾아 나섰다. 산문을 지나 해발 2500고지까지 버스가 가다가 눈이 쌓여 있어 통과하지 못하고, 천지로 오르는 계단을 따라 올랐다.
동쪽 하늘에 여명이 희미하게 일출을 예고하는 가운데, 발길을 옮기기가 여간 힘들어, 쉬면서 목적지 천지를 찾아 올랐다. 날씨가 궂었으나, 그다지 맑지 않은 천지 일출도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은 아름다움, 감동 그 자체였다. 필자는 조선족 안내로 5호 경비초소를 지나, 북한쪽 땅에서 ‘천지’를 한 컷했다.
서파 쪽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산문 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서파는 천지는 물론, 들꽃 군락인 고산 화원, 금강 대협곡 등을 여행코스로 중국 당국이 잡고 있으나, 도로도로때문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일정을 소화시키면서 다음날 6월 24일 아침 다시 들꽃 군락 등을 찾아 서로 즐거움의 대화와 합창을 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서파를 떠나 북파로 버스는 내달렸다.
잠깐, 사진을 창작한다는 것은 ‘가치의 창조’이다. 가치의 표현이 없는 창작은 사진예술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창작에 앞서서 먼저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사진 창작은 사상이며 목표는 작가의 가치관으로 결정된다. 사진의 사명은 인간사회를 표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