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마음의 고향을 갑니다

강갑준 2010. 9. 10. 01:27

  고향에 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언제 가느냐는 질문에 토요일 날 간다며 젊은 공무원은 미소를 짓습니다. 가만히 그의 나이를 헤아려 보니 삼십대 후반쯤이나 되어 보였습니다. 고향에 간다고 말하며 미소짓는 그를 보며 그에게 고향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의 고향도 내 고향도 다른 것이 없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고 유년의 친구들의 있는 곳,  그곳이 그에게도 나에게도 역시 고향일 겁니다.

 그러나 그와 나의 고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에게는 부모님도 살아계실테고, 유년의 친구들도 고향에 더러 있을 테지만 내게는 그 무엇도 고향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는 찾아가면 언제나 고향을 만날 수가 있겠지만 난 이제 찾아가도 만나야 할 고향이 없습니다.

 나는 고향이라는 말에 이제는 부재한 고향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고향을 잃은 대신 이제 참된 고향을 찾아 갑니다. 다 다음 주면 추석입니다.  '벌초'를 하러 가는 겁니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인데 나를 있게한 유일한 피 붙이들이 잠든 고향에 가는 겁니다.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그 먼길에 곧 초생달이 뜰 겁니다. 그러면 그 초생달빛 아래 이틀이 길손이지만 많은것을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나의 발걸음을 살펴 볼 겁니다. 마음의 고향에 '조상묘'를 둘러보고 '벌초'를 하는일 말고, 마음의 고향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낌으로 찾아들 겁니다.

 나는 이제 실향민이 아니라 귀향민입니다.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기전, 머리가 복잡합니다. 단지 유년시절에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일년 두어번 가지만 고향에 하루를 머무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취미인 사진찍기위해 '한라산'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는 추억의 시간은 있었지만, 마음의 고향인내 유년시절의 그곳엔  그저 들여다보고 휙 돌아나오는 그런 수순이었습니다. 이번은 좀더 집중해서 그 유년시절의 흔적을 찾아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