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마음의 고향....한라산

강갑준 2009. 1. 18. 23:40




고향(故鄕)은 참 깊은 말입니다.
고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그 속에는 보석 같은 추억이
들어있습니다.
설레는 말입니다. 살다 힘들 땐 막연히 고향이 떠오릅니다.
그곳에 가면 이 힘듦이 모두 해소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향은 잊혀지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향은 우리가 이 땅에 와 잠시 인연을 맺은 곳입니다.
그 잠깐의 인연에 지나지 않는 곳이지만 우리는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이 땅에 와 잠시 맺은 인연 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우리에게는 그토록 절절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의 고향에 대해서는 그리 그리워하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마음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마음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은 마음이 더 근원적이고 보이지 않은 마음의 고향이
우리는 영원한 고향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형상의 고향은 언제라도 사라지지만 형상을 떠난 고향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은 마음의 고향을 찾아 떠난 이들을 우리는 수행자라고
합니다.
그들이 만난 고향의 소식은 아름답습니다.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길,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일입니다.

지난 8일 부산을 떠나 한라산을 찾아 갔습니다.
눈이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에 맞춰 ‘영실’로 등정 한라산을
한 컷 담으러 갔다가 ‘폭설’에 무려 8일(16일 오후8시 귀부)동안
묶여 있었습니다.
4평가량 방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그리고 자유가 어떤 것인가를 절실하게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