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막연한 그리움의 그곳......‘오름’

강갑준 2005. 11. 30. 21:20
늘‘ 오름’이 그립다.

오름, 한라산의 화산으로 생겨난 옹긋봉긋 한 기생화산이다.
제주에 가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인데, 그곳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오름은 늘 그곳에 있지만,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손으로 움켜 쥐려하면 할수록 어느새 저만큼 물러가 있다.

‘오름’은 빛깔과 태깔이 있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언제 만나느냐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우리 앞에 다가선다. 정말이지 제주도는 ‘오름왕국’이다. 주봉인 한라산이 330여개의 오름을 제 자식처럼 거느리고 버티어서서 제주도를 지키고 있다. 제주10경인 하나인 ‘성산일출봉’도 오름의 하나다.

몇 년 전부터 오름을 이용한 영화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수의 난’의 아부오름, 송당의 용눈의 오름, 그리고 역사의 현장의 다랑쉬 오름 등등,

높지도 낮지도 않고 평평한 곡선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그리는 ‘용눈이 오름, 이 곳은 전국적으로 너무 알려진 것 같다. 필자도 제주에 갈땐 꼭 들리는 곳이다. 민둥산처럼 화산석에 잔디를 수 놓은 형태의 이 오름, 어찌 저렇게 아름답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렇게 선(線) 아름답다. 두 개의 형체가 저마다 이어지다가 곡선을 형성하면서 서로 만나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 같은 그림과 푸근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 오름에 올라서면, 확 트인 바다가 어머니 품안 같아 포근함과 따뜻함을 갖게 하면서. ‘이 곳에 살고 싶다’ 할 마음을 강하게 갖게 한다. 바로 풍수지리에 말하는 바로 명당(明堂) 인 것이다. 이 것을 뒷받침 하듯, 오름 위에는 하늘을 향해 별처럼 수 놓은 산수국 야생화의 군락지, 이름모를 산소에 홀로 고고함을 나타낸 돌 매화, 그리고 바람에 하얀 머리를 풀어 헤치며 하늘을 노래하는 으악 새, 그리고 풋풋한 풀냄새, 푹석거리는 흙의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무덤엔 ‘죽엄의 찬미’라도 하듯 양쪽에 돌 지킴이 하르방이 우람스런 모습으로 우뚝 서 있고, 그 오랜 비바람에 지켜온 절개가 또한 볼꺼리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