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매향(梅香), 내장으로 마신다

강갑준 2008. 3. 29. 13:07


‘매화(梅花)’를 찾아 떠났다.
고요한 한가로움, 내 마음의 변방에 채움과 쾌적함을 남기기 위해서다. 일상속의 비 일상을 꿈꾸며 카메라를 챙겨 아파트를 나섰다.
탐매길, 즐거울까? 설렘이 앞선다. 탐매길은 자유다. 나는 일상에 매여 산다. 일상에 지치면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자유에 지치면 다시 질서로 돌아온다.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 매여 있는 나에게 카메라 여행을 늘 매력적인 것이며 되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비장하지 않는다.

나는 탐매를 통해 나를 지배해온 관습을 버리려고 한다.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면도,
평일 대낮의 자유를 비정상으로 인식하는 사회,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서 느끼는
구린 냄새, 그리고 인생에 대한 유한 책임, 봄에 주어진 1일간의 ‘탐매’ 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매화’하면 선암사, 화엄사, 송광사 등 매혹적이다.
그곳 ‘매화’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뛴다. 남도의 햇살이 느껴지고,
매화향기 그윽한 산사에서 삶을 조명한다.

얼른....
매화, 처음 만나 빙그레 수인사 나누고 그 향기 가슴으로 마시며 눈을 돌려봤다.
늙은 고매 줄기에서 핀 백매향기를 피부로 마시고 내장으로 마셨다.
꿀에 취한 벌처럼 흐늘흐늘 댄다. 왜 그럴까. 삶을 잘못 살았나. 눈을 돌려보니
백매에 진짜 꿀벌들을 만났다. 동박새(?)를 잡으려고 느림을 기다렸다.

벌들이 별안간 공중에 떠서 배들을 내밀고 웃으며 윙윙 거린다.
벌들의 배를 하나씩 뒤집히며 매화의 내장으로 들어간다.
나는 매화의 내장 밖에 있는가. 선암사가 온통 매화. 안에 있는가?.

나는 매화에 대한 편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