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봄을 금정산에서 만난다.

강갑준 2005. 5. 10. 18:08

금정산으로 오르는 산길에 철쭉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다. 진분홍 야한 봉오리가 막 벌어지려고 한다. 이미 터져 나와 있는 것도 있다. 꽃잎이 미처 펴지지 않아 아직 쭈글쭈글하다. 올해 처음 두 번째 올라 보는 철쭉이다. 하나를 보고 반가워 곂을 스치니 저 뒤로 또 한그루가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또 한그루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한그루, 그 옆에 또,.,여럿이 모여 군데군데 되어있다.
며칠 안에 금정산은 분홍빛으로 피어나기 시작하고, 또 며칠이 지나면 분홍색으로 가득하리라. 자연만큼 변화무쌍한 것은 없다. 자연은 곧 생명이고 생명은 곧 변화다. 금정산으로 가는 무명봉 끝에서 회동수원지, 광안대교를 바라본다. 아침8시가 가까워지자 햇빛이 회동수원지로 길게 들어와 따뜻하다. 입고 있는 코르덴바지에 햇볕이 쏟아져 초여름을 쬐는 맛이 쏠쏠하다. 햇빛을 즐기며 바위에 걸터앉아 바람소리를 듣는다. 발바닥에 닿은 돌무더기의 촉감이 더없이 좋다.
15일은 부처님 오신 날, “ 무슨 일이든 하심(下心)을 하고 잘 참고 견디내야 하는 기라” 새겨들어야 할 청담스님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