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봄의 빛깔
강갑준
2005. 2. 13. 19:47
'窓의 이야기'
봄은 어김없이 왔는가 보다. 봄을 맞으러 기장대변- 학리를 다녀왔다. 그 옛날 임금님 상에 올렸던 기장미역이 아낙들 손에 봄을 뽐내는가 하면...해녀들은 봄을 캐러 숨을 죽이는 모습도 정겹기만 하다. 그것 뿐이랴, 도시 강태공들, '학리등대'에 모여들어 봄을 낚느라 한창이다. 취미인지 아낙도 낚시를 드리우고 시간을 낚는 풍경도 봄의 모습이다.
또,기장 골목 시장, 동네 할멈들이 집에서 키운 배추, 무우, 등 풍성한 봄 푸성귀를 노전에 내놓고 봄손님을 유혹한다.
분명 봄은 왔는 듯한데 봄갖지 않으니 어인 일인고...,
‘캘린더’로는 분명히 봄이 다가왔다. 날씨가 따듯한 것도 꼭 이상기온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봄에는 봄의 색채가 있다. 나뭇가지에 푸른 물기가 돌고 땅 위로 파란 풀기가 보이고, 햇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이 봄의 색깔을 본뜨게 된다. 모든게 밝게 들뜬 빛깔을 띠게 되는 것이다.
색채는 자연만이 갖고 있는게 아니다. 도시 자체에도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서는 빛깔이 있는 모양이다. ‘존.건서’란 분이 “세계의 12도시”에서 각 도시들의 특징적인 색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 놓은 자료를 본적이 있다.
‘이스탄불’은 청과 은색, ‘런던’은 적색,‘말라가쉬’는 핑크색, ‘파리’는 회색, 동경은 허여스럼한 ‘시멘트’색......,
‘런던’에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붉은 벽돌집이 많다 한다.그리고 ‘파리’에는 역사와 함께 그을린 대린석과 돌집들이 많다. 그리고 동경엔‘시멘트’의 새로 세운 고층건물들이 즐비하다. 그런 빛깔들은 ‘건서’가 아니라도 누구의 눈에나 달리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거’는 또 도시마다 냄새도 다르다고 했다. 가령‘런던’은 안개와 젖은 나무 잎의 냄새, ‘빈’은 ‘오존’ ‘맥주’ ‘스추’의 냄새, 동경은 수지(獸脂)로 구운 생선의 악취가 난다고 했다.‘존.건서’가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에 그가 부산에 와 봤다면 무슨 색깔을 찾아냈을가?
부산에서는 원색은 보이지 않는다. 단색도 보이지 않는다.여러 빛깔이 겹치고 포개져 보인다.그러나 은은한 색깔은 아니다.
봄을 맞기 위해 창을 열어본다. 창살사이에 먼지가 괴어 있다. 보도위나 아파트 전면이나 모두 먼지를 입고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때 구정물이 흐른다.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아니다.거슴츠레한 빛깔이라고 할까. 그러나 ‘건서’인들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 꼭 드렁맞는 영어가 없으니 말이다.
냄새는 또 어떨까? 통근길을 가로 막는 분뇨차가 있다. 골목에 멈춘 청소차가 냄새를 풍긴다. 매연 ‘개스’의 냄새가 퍼진다. 자동차에서 나온 걸까. 굴뚝에서 나온 걸까. 어디선가 퀴퀴한 냄새가 흐른다. 주정꾼의 냄새인지 시장냄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아침 햇살은 제법 밝다. 거리의 나무들은 앙상해도, 꽃은 보이지 않아도 봄임에는 틀림없다. 그저 봄이 빛깔을 잃었을 뿐일게다. 어린이가 큼직한 ‘스케치. 북’을 들고 간다. 그 속에선 꽃도 혹은 아름답게 피어 있을지도 모른다. 싱그러운 나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봄이란 그 밝은 표정이며 화려한 의상이며 모두 동화의 세계 속에 묻혀가며 있는가 보다. 그러니 도시의 색채야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봄은 어김없이 왔는가 보다. 봄을 맞으러 기장대변- 학리를 다녀왔다. 그 옛날 임금님 상에 올렸던 기장미역이 아낙들 손에 봄을 뽐내는가 하면...해녀들은 봄을 캐러 숨을 죽이는 모습도 정겹기만 하다. 그것 뿐이랴, 도시 강태공들, '학리등대'에 모여들어 봄을 낚느라 한창이다. 취미인지 아낙도 낚시를 드리우고 시간을 낚는 풍경도 봄의 모습이다.
또,기장 골목 시장, 동네 할멈들이 집에서 키운 배추, 무우, 등 풍성한 봄 푸성귀를 노전에 내놓고 봄손님을 유혹한다.
분명 봄은 왔는 듯한데 봄갖지 않으니 어인 일인고...,
‘캘린더’로는 분명히 봄이 다가왔다. 날씨가 따듯한 것도 꼭 이상기온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봄에는 봄의 색채가 있다. 나뭇가지에 푸른 물기가 돌고 땅 위로 파란 풀기가 보이고, 햇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이 봄의 색깔을 본뜨게 된다. 모든게 밝게 들뜬 빛깔을 띠게 되는 것이다.
색채는 자연만이 갖고 있는게 아니다. 도시 자체에도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서는 빛깔이 있는 모양이다. ‘존.건서’란 분이 “세계의 12도시”에서 각 도시들의 특징적인 색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 놓은 자료를 본적이 있다.
‘이스탄불’은 청과 은색, ‘런던’은 적색,‘말라가쉬’는 핑크색, ‘파리’는 회색, 동경은 허여스럼한 ‘시멘트’색......,
‘런던’에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붉은 벽돌집이 많다 한다.그리고 ‘파리’에는 역사와 함께 그을린 대린석과 돌집들이 많다. 그리고 동경엔‘시멘트’의 새로 세운 고층건물들이 즐비하다. 그런 빛깔들은 ‘건서’가 아니라도 누구의 눈에나 달리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거’는 또 도시마다 냄새도 다르다고 했다. 가령‘런던’은 안개와 젖은 나무 잎의 냄새, ‘빈’은 ‘오존’ ‘맥주’ ‘스추’의 냄새, 동경은 수지(獸脂)로 구운 생선의 악취가 난다고 했다.‘존.건서’가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에 그가 부산에 와 봤다면 무슨 색깔을 찾아냈을가?
부산에서는 원색은 보이지 않는다. 단색도 보이지 않는다.여러 빛깔이 겹치고 포개져 보인다.그러나 은은한 색깔은 아니다.
봄을 맞기 위해 창을 열어본다. 창살사이에 먼지가 괴어 있다. 보도위나 아파트 전면이나 모두 먼지를 입고 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때 구정물이 흐른다.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아니다.거슴츠레한 빛깔이라고 할까. 그러나 ‘건서’인들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 꼭 드렁맞는 영어가 없으니 말이다.
냄새는 또 어떨까? 통근길을 가로 막는 분뇨차가 있다. 골목에 멈춘 청소차가 냄새를 풍긴다. 매연 ‘개스’의 냄새가 퍼진다. 자동차에서 나온 걸까. 굴뚝에서 나온 걸까. 어디선가 퀴퀴한 냄새가 흐른다. 주정꾼의 냄새인지 시장냄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아침 햇살은 제법 밝다. 거리의 나무들은 앙상해도, 꽃은 보이지 않아도 봄임에는 틀림없다. 그저 봄이 빛깔을 잃었을 뿐일게다. 어린이가 큼직한 ‘스케치. 북’을 들고 간다. 그 속에선 꽃도 혹은 아름답게 피어 있을지도 모른다. 싱그러운 나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봄이란 그 밝은 표정이며 화려한 의상이며 모두 동화의 세계 속에 묻혀가며 있는가 보다. 그러니 도시의 색채야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