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붓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강갑준 2005. 6. 30. 11:21

영락공원묘지는 눈물로 마를 날이 없고, 화장장에서는 연기가 사라지는 말이 없듯이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언제까지나 지속된다면 무슨 인생의 맛이 있겠는가. 이 세상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묘미가 있는 것이다.
생명이 있는 것을 둘러보면 사람만큼 오래 사는 것도 없는 듯하다. 하루살이는 저녁을 넘기지 못하며, 여름에 우는 매미는 봄가을을 모르고 삶을 마감하다. 차분하게 한 해를 살다보면 그 시간조차도 꽤 길게 느껴지는 법이다. 언제까지나 만족하지 못하고 가는 세월만 안타깝게 여긴다면 비록 천 년을 산다고 하더라도 하룻밤 꿈처럼 짧게 느껴질 것이 아니겠는가. 영원히 살 수 없는 이 세상인 것을, 오래 살아 추해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목숨이 길면 그만큼 수치스러운 일도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