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소나무 단상

강갑준 2010. 10. 3. 20:52
 
      
소나무를 찍는다고 다녔지만 경주 삼릉 소나무가 좋은 것 같다.
주로 새벽에 가서 미명으로 부터 어둠, 밝음, 안개, 그리고 투명한 아침 빛을
강조 하다보니 찍기가 쉽지 않다.

소나무와 하늘의 여백, 여백과 형상의 조화, 각 소나무들 사이의 형태를 중요시
하다보면 눈이 피곤하다. 또 때에 따라 깊은 어둠 속에서도 소나무의 디테일을
중요시해야 하고, 움직임과 흔들림까지 주시해야 한다.
소나무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고, 그 안에서 고요함과 내밀함의
정조가 피어난다.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다 보니 소나무 찍기가 참 어렵다.

삼릉에 가면, 그 곳에는 소나무하면-자기가 최고 라는 분이 진을 치고 있다.
 그 가 찍은 소나무를 보면, 강함과 부드럼이 없다. 그리고 소나무의
기상과 기개를 읽고 이를 이미지로 승화 시켜야 하는데, 기계에 매여 찍어
내는 것 같다.  최고라고 자부하는 그 몸짓을 볼때, 소나무를 모독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