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연등에 미망을 사르며

강갑준 2012. 5. 7. 21:32

산이 불탄다.

한 덩이 붉은 해 서산자락 불 지피면,

꼬리 물고 피어 오르는 연등,

동으로, 동으로 번지는 불심,

미망 사르고, 소망의 등 밝혀 시방세계 비춘다.

할짝 열린 산문,

계곡 따라 흐르는 목탁소리,

때묻은 마음 닦고,

어느덧 한줌 재로 사원 어둠,

풍경소리에 몸 씻은 산이 다시 산속에 든다.

 

 

<사진은 지난 4일 부산 범어사에서 찍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