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오사카 골목집의 아름다움

강갑준 2005. 6. 25. 20:24


필자는 어린시절, 일본사람들이 건축한 ‘적산’이란 집에 살았다. 지금도 부산 영도 대평동(쓰바나)에 가면, 그런 집을 볼 수 있다. 오사카 모모다니(桃谷)엔 교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선지, 닮은 그런 집이 많다. 대개 약7-80년 경과한 집이라. 허물고 새로 지은 집도 있지만, ‘적산’가옥은 필자에겐 서정적 삶의 베어있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적산’가옥은 2층 기와집에 난방시설이 돼 있지 않고, 방바닥도 ‘다다미’로 되어 있다. 가끔 ‘빈대’란 괴물이 나와 잡든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그것뿐이랴. 2층 창밖으로 사이사이 줄을 이어 빨래, 이부자리를 널고 햇볕을 쬐고 털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런 집이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다. 눈동자를 멈추게 한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는 골목집들을 보니, 묘한 느낌마저 든다.

또 양쪽 골목길에 자전거가 즐비하고, 화분들이 집집마다 당연한 것처럼 문밖에 자리를 틀고 있는 것, 그리고 ‘대발’을 출입문에 쳐 있는 것도 그 때와 다를 봐 없다. 나이 들어 이런저런 어린시절 추억을 짚는 마음은 비단 필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오사카에서 귀국 한 다음날 24일 모 씨와 점심을 하였다. 그 사람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부산에서 공직에 몸담아, 이제 정년2년을 앞두고 있다. 그 가하는 말이 ‘이제 고향에 가서 농사준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며‘야생 차나무’를 구해 심어야…….’ 말도 한다. 나이 들면 ’수구초심(首丘初心) 이란 말과 같이, 어린시절 추억 그리고,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심정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