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잊어야지... 그 여인

강갑준 2009. 5. 19. 18:51

몇 달 전,
일본에 거주하는 가까운 친족에 변고가 있었습니다.
그 순진 한 얼굴이 가끔 떠올라 잊어버리려 해도 쉽지 않았습니다.
가버린 그 녀를
생각하면 안타까움 멤 돌아.....,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찾아 간 날 ‘49’제 날이었습니다.

그 까만 정장이 반듯한 그 일본 여인,
이제는 가고 없지만,
기억의 저편에 살아나는 그 얼굴,
잊기는 너무 힘듭니다.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기억하고 큰 은혜는 쉽게 망각한다고 합니다.
나에게 주고 간 인상은 그저 이지만, 가족들에게 안겨준 상처는 그리 쉽게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빨리 잊어야지, 잊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잊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별의 아픔도 잊어야 하고
어려웠던 시간의 기억들도 잊어야 합니다.
삶은 언제나 분홍빛 설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긴 행렬 속에는 분노와
원망이 자리합니다.

그래서 잊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말합니다.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시간은 정작 미워해야 할 대상과 상황은 사라지고 난 뒤의 일이기
쉽습니다. 다만 내 마음에 각인된 흔적과 상처를 껴안고 우리는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잊지 못하는 것은 곧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을 향해 이제 그만 멈추라고 말해야 합니다.
마음이 더 이상 미움으로 달리지 않고 마음이 더 이상 분노에 접근하지 않게
해야만 합니다.

마음에 새겨진 자국을 지우는 일이 곧 잊음입니다. 잊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입니다. 잊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자신을 학대하고
사랑하는 것은 오직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 선택이 사랑이기를 기원합니다.

-흑백으로 스냅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