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추억 속에 살아 있는 장미 향기
강갑준
2010. 5. 28. 08:09
사람에게 있어서 언제서 언제까지를 어린 시절이라고 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나이를 가지고 따져야 한다면
나의 어린 시절은 매우 아득한 옛날이어서 돌이켜보기조차 거북하다.
나이를 따지자면 나는 이제 70을 바라보는 노인이다.
그럼 철이 있고 없는 것을 기준으로 삼을까?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어리다.
어린 사람이다. 어린 시절을 그대로 살고 있는 늙은 어린이다.
나는 좀처럼 철이 들 것 같지가 않다.
어제에 이어 장미꽃 추억을 꺼냅니다.
청년 시절, 영선동 그 셋집에 한 여름 장미꽃이 잔뜩 피어
그 향기가 내 코에 어떤 황홀한 느낌을 주었는지 추억이 되살아온다.
아치형의 틀에다 파란 대문에 올린 덩굴장미.
소담스럽게 피어있던 그 장미꽃들, 그 향기는 지금도 내 추억에 그대로 살아 있어서,
장미는 오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되었는가 보다.
길다가 장미를 보면 그 집 장미꽃...
그리고 나의 청년 시절을 되살려준다.
그날들이 바로 어제만 같은데 나는 어느세 이렇게 늙은이가 되어,
돋보기를 쓰고 앉아 이 글을 쓴다. 청년시절 마음속에 그리며,
늘 그렇게 가난한 시절을 살고, 힘든 공부할때 아침 저녁으로 드나들던 장모님, 아니 어머님,
오늘 그 어머님이 살아 계시다면, 편하게, 즐겁게 모시고 정성껏 받들 수도 있는데!
이 아침, 이 방에 홀로 앉아 이 글을 쓰면서 또 다시 그 어머님이 그리워
나의 주름진 얼굴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나는 아직 철없는 어린아이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