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커피' 단상

강갑준 2006. 1. 21. 11:43
“아아 ‘커피’의 기막힌 맛이여, 그건 천 번의 ‘키스’보다 멋지고
‘마스카트’의 술보다 달콤하다. 혼례식은 올리지 못할망정,
바깥출입을 못할망정, 커피만은 끊을 수 없다.“
‘바흐’의 유명한 ‘커피 칸타타’에 나오는 영창(詠唱) 한 구절이다.
이 정도까지는 못된다하더라도 ‘커피’는 이제 우리네에겐 생활필수품의 하나처럼 되었다.
어릴 때 영화‘서부전선 이상 없다’에는 참호 속에서 병사들이 ‘컵’속에 떨어지는 빗물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커피는 하루 너댓잔씩 마신다고 중독에 걸리지 않는다. 알맞게 마시면 ‘커피’는 오히려 건강에 좋다. 아침 ‘커피’는 신경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산성화된 몸을 ‘알칼리’로 중화시키고 또 피로를 회복시키다 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과 멋으로 ‘커피’를 마신다. 젊을 때 읽은 책의 기억을 뒤지면 ‘파리’시민들은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마신다는 게 옳다. “‘프랑스’혁명전야에 청년혁명가 ‘카뮈데 무랑’은 ‘카페’에서 뛰어나와 혁명을 하자! ‘고 외쳤다. 그만큼 파리 시민들은 ‘커피’ 한잔에 세월 가는 줄을 몰랐다.

지금 우리네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치고서 이만한 맛이며 멋이 있는 게 있을까. ”재탕 삼탕에다가 볶은 콩가루를 넣는가 하면, 담배꽁초까지 집어넣는 ‘커피’가 지금은 없는지 하고 생각해 본다.

똑 같은 ‘커피’라도 노란‘컵’에 담으면 맛이 엷어 보인다. 녹색 ‘컵’은 산미(酸味)가 짙어 보인다. 붉거나 담갈색의 ‘컵’일 때 제일 맛있어 보이는 것이 ‘커피’의 신비다. 이렇게 사람의 미각은 다분히 심미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