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통도사의 봄
강갑준
2006. 2. 24. 16:13
부산은 아직 동토(凍土)의 느낌인데, 양산통도사도 매화꽃은 잠잠하다. 경내는 봄빛이 완연한데... 노승(月下)이 가서 그런지. 봄은 미동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노승(老僧)이 생전 심었다는 매화는 꽃봉오리를 내밀며 봄 채비가 한창이다. 그러나 거긴 수행 중....일반 사람은 출입이 통제된 곳, 살며시 마음을 열고 봄소식을 방긋방긋 전한다. 밖 부처님 밥그릇엔 봄이 저만치 눈앞에 흔들거린다.
매화는
봄에 동토의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잎이 듬성이고,
가을이면 또 잎이 떨어지고
겨울에는 그저 앙상한 빈 모습으로 서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매화의 모습은 사계절 동안 볼 수 있는 겉모습이지
결코 매화의 본질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겉모습이 아닌 다른 어떤 모습,
카메라로 찍을 수 없는 그 어떤 모습,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모습만이 아닌 그 너머의 다름 모습,
보이는 것뿐만이 아닌 또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눈,
그 열려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값어치를
우리는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밝지 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세상은 어둠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밝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에겐
세상은 온통 밝음뿐일 것이고,
그 밝음 속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