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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선작지왓 ‘진달래’

강갑준 2008. 5. 31. 22:39
선작지왓은 ‘큰돌이 군데군데 서 있는 넓은 돌’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다.
실제로 선작지왓은 제주 중산간의 오름지대처럼 광활하다.
그 한복판에는 윗세오름의 세 오름이 봉긋하고, 뒤쪽에는
한라산 정상을 이루는 백록담이 불끈 치솟아 있다.

계절의 여왕, 5월,
하늘과 맞닿은 고산의 능선은 온 통 불바다이다.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드는 재앙의 불길이 아니라,
붉은 진달래가 연출하는 환상의 불꽃이다.
전국의 철쭉 명산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은 제주 한라산이다.
그런데도 진달래의 개화는 가장 늦다. 정상의 해발고도(1950m)가
남한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광활한 진달래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 선작지왓, 위세오름,
만세동산 일대에도1600~1700m에 이른다.

한라산에는 영실, 어리목, 성판악, 관음사 등 4개의 등산코스가
개방되어 있다.
그중 영실, 어리목 코스는 정상을 밟아 볼수 없지만,
진달래 군락지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진달래꽃을 보기 위한 산행이라면 영실쪽으로 올라갔다가
윗세오름 대피소를 거쳐 어리목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최적코스이다.

어느 곳 보다 한라산 진달래는 꽃색이 일품이다. 영실쪽에서
힘든 코스가 약150m달하는 깔닥고개인데, 그 일대 진달래는
오백나한과 어울려 힘든 산행을 즐겁게 한다. 그 고개를 넘어서면
죽어백년 천년산다는 구상나무 숲을 지난다.
그리고 우뚝 선 백록담이 보이면서 선작지왓 일대에 어우러진
진달래꽃은 눈을 의심하리만큼 환상의 불꽃을 튀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