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할아버님을 그리며...

강갑준 2004. 7. 20. 16:13
“좋은 사람과 함께 다니면 이슬 속을 다니는 것 같아서, 비록 옷을 적시지 않더라도 늘 윤기가 있다. 아는 것 없는 사람과 다니면 뒷간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비록 옷을 더럽히지 않더라도 늘 냄새가 나는 법이다” 나의 할아버님이 공자가어(孔子家語)의 글을 인용, 나에게 늘 가르쳤던 글귀이다.

어릴 때 친구하고 놀다 집에 늦게 들어오면, 행여 나쁜(?) 친구와 어울리고 다니지나 않을까 해서 걱정속에 하시던 말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할아버님은 친구의 중요함을 어릴때부터 나에게 가르쳐 온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이 점도 말했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다. 물은 한번 엎질러지면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성품은 한번 방종해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물은 반드시 제방으로 제어해야 하고, 성품은 반드시 예법으로 제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의 성품은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무더운 여름날, 할아버님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가르침을 되새김해본다. 이젠 무언가 정리할 때가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님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열정에 찼던 할아버님의 모습을 향한 존경이 마음속에 우러 나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