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6월을 노래하자

강갑준 2005. 5. 31. 18:33

여름의 여왕인 6월이 막을 연다. 여름은 대자연이 베푸는 위대한 향연이요. 조물주가 작곡한 힘차고 뜨겁고 풍성한 교향곡이다. 나는 6월을 4악장의 교향곡으로 노래한다.
제1악장은 태양이다. 1년 열두 당 중에서 6월의 태양이 가장 뜨겁다. 태양은 영원히 타는 뜨거운 불덩어리다. 혹서(酷暑)와 폭염(暴炎)과 작열(灼熱)의 태양이 대지를 불더위로 만든다. 뜨겁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뜨거운 생명, 뜨거운 말씀, 뜨거운 피, 뜨거운 정신, 뜨거운 사랑, 뜨거운 정열이요, 감격이요, 열중이요, 폭발이요. 연소(燃燒)요 도취요, 일심전념(一心專念)이다.

해가 뜨겁기 때문에 곡식이 무르익고 과일이 성숙한다. 불이 뜨겁기 때문에 기쁨과 행복이 넘친다. 말씀이 뜨겁기 때문에 우리를 감동케한다.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뜨거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제2악장은 바다다.
바다는 위대하다.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아득한 수평선, 백사장에 와서 부서지는 흰 파도, 갈매기가 오락가락하는 푸른 섬, 보기만 해도 시원한 파란 물결, 우리의 가슴을 풍족하게 적셔주는 시원한 바람, 바닷가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고 철학자가 된다. 바다는 여름의 바다가 가장 멋이 있고 아름답다. 백사장의 하얀 은 모래가 우리를 유혹한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모두 벗어 버리고 적나(赤裸)의 알몸이 되어 물 위에 두둥실 뜬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지용도 바다를 노래했고 춘원도 바다를 예찬했다.
제3악장은 구름이다.

산봉우리에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흰 뭉게구름을 보라. 넓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유연자재(悠然自在)의 백운(白雲)을 보라. 난데없이 소나기를 몰고 오는 검은 먹구름을 보라. 구름은 여름의 구름이 가장 좋다. 그래서 도연명은‘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이라고 노래했다. 여름의 흰구름이 천산만봉을 마음대로 떠도는 광경은 자연의 일대장관이다.
구름은 막히는데가 없이 넓은 하늘에서 마음껏 조화를 부린다. 용(龍)이 하늘에 올라가면 구름을 타야한다. 구름은 자유의 상징이요, 변화의 선수요, 유연(悠然)의 극요, 무득자재(無得自在)의 화신이다. 구름처럼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다. 구름처럼 마음대로 주유천하(周遊天下)를 하고 싶다.
마지막 악장은 초원(草原)이다.

자연의 여신이 가장 푸르고 짙은 녹색의 옷을 입는 계절은 6월이다! 산은 푸르고 나무는 무성하고 풀은 싱싱하다. 녹색은 빛깔의 왕자다. 푸른 빛은 생명의 상징이요. 젋음의 기상이요, 청춘의 심벌이요, 환희(歡喜)의 표상이다. 빛깔 중에서 아무리 보아도 물리지 않는 것은 녹색뿐이다.
푸른 잔디의 초원에 누워 풀 냄새를 맡고 흙 냄새를 맡고 대지의 영기(靈氣)를 들이 마셔라. 너의 생명은 싱싱한 활력소를 얻을 것이요, 너의 정신은 신생의 기쁨을 느끼리라. 뜨거운 태양과 넓은 바다와 유연한 구름과 푸른 초원의 4악장(樂章)으로 구성된 6월의 아름다운 교향곡의 즐거운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태양처럼 뜨겁고 바다처럼 넓고 구름처럼 자유롭고 풀밭처럼 푸르러라. 이것이 6월의 노래요, 6월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