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강갑준 2008. 2. 23. 17:22

나이든 사람이 한 가지 전문적인 일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이 사람이 죽으면 이 문제를 누구에게 물어보아야 할까”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이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며 살아있다는 사실이 허망하지 않게 느껴 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도 전혀 노쇠함을 보이지 않는다면, 일생을 이 일만으로 끝내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어 하찮게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면 그저, “이제 잊어버려서 모르겠다”고 대답해두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대체적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하여 비록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아는 체하여 나서게 되면 그 재능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게 되며 또한 자연히 실수도 따르는 법이다.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이라는 식으로 말을 꺼내면 과연 듣던 대로 겸손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생각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비해 자신이 이해하고 있지도 않은 내용을 마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것도 나이가 많아 누구도 반론을 하기에 어려운 입장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주장을 강조할 때에는, “그것은 그렇지 않을 텐데”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도 그냥 듣게 되는데 이는 참으로 거북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