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그대의 외로움이 보입니다.
강갑준
2004. 12. 1. 22:35
'窓의 이미지’
쓸데없이 사람 만나 의미 없는 모임을 갖고, 하릴없이 배회하는 일상의 반복이 짜증나고 권태롭거든 카메라를 매체로 사진 작업에 몰두 해 볼 일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초 경주에서 찍은 것 들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그들의 삶을 깊게 느끼게 한 것이 인생살이와 같아 보인다
쓸데없이 사람 만나 의미 없는 모임을 갖고, 하릴없이 배회하는 일상의 반복이 짜증나고 권태롭거든 카메라를 매체로 사진 작업에 몰두 해 볼 일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초 경주에서 찍은 것 들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그들의 삶을 깊게 느끼게 한 것이 인생살이와 같아 보인다
‘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할아버님 할머님을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환갑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을까? 회한이 많은 삶이었다. 누가 환갑을 말하지는 않지만 환기시키면 “쉿!” 하고 손가락을 입술 앞에 세우고 싶다. 사진 찍기 어언 15년, 머리가 벗겨지고 흰머리가 성성한 지금, 사진은 세상의 풍파와 질곡을 거친 삶의 현재를 일깨워 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흘러간 세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불평등과 모순의 인간사에서 하나 다행스러운 것은 모든 인간은 유일하게 시간 앞에서는 똑같다는 사실이다. 시간 앞에서 소멸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머뭇머뭇하는 사이에 세월은 지나가고 늘어난 몸무게와 삐져나온 뱃살은 갈 곳 몰라 하고 있다.
12월입니다/ 한 뼘 한 뼘 햇살을 지우고/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인 슬픈 하루를 지우는 땅거미/ 시간에 업혀 온/ 대책 없이 업혀 온 날들이 갑니다./춥습니다. 비늘처럼 번득이는 욕망 앞에 속절없이 베이는 가슴/ 거짖없는, 얼음같이 맑은 얼굴/ 한번 보고 싶습니다.
구름 몰려오는 오후, 달력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지나온 시간을 밟으며 집으로 오는 길은 씁쓸합니다. 정말 한 해가 속절없이 지고 있네요. 우리가 빠져 나오자마자 박제가 되는 시간들, 다시 돌아가 지난 일들에 피가 돌게 할 수는 없을까요. 너무 아쉬워요. 당신의 올 한해는 어땠나요.
한사리를 끝내고 겨울 숲에 눕는 벌레들, 미련을, 집착을 벗고 꿈을 덮는다. 먼 먼 봄을 기다리며 잠드는 저 눈물겨운 생애, 그 건너편에 서성대는 사람들, 한해살이 아무것도 맺지 못한 채, 흐려진 시야, 쳇바퀴에 갇혀 우울만 깊어 가는, 그럴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에게도 아직 기다릴 내일이 있다면......,
체험하지 않고 예술 작품을 이해할 방법은 없다. 언론사 문화부에서 영화 평을 쓴 일이 있다. 고인이 된 최계락 부장님이 하도 정이 많은 분이라. 대충대충 쓰라 한다. 그런다고 영화를 보고 쓸 수는 없고, 그래서 영화사가 제공하는 선전지에 대강의 줄거리를 보고 적혀 있는 그것을 각색한다. 그러면 최부장께서는‘뭐 그리 소설같이 써... 대강써... 마감시간에 맞춰...’ 그러면서 ‘영화평을 하려면 영화관 출입이 잦아야 돼, 그리고 많이 본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최소한의 준비 작업이야. 열심히 해...’ 그렇게 말한 최부장님....,
사진 역시 똑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사진감상의 양을 늘리면 그 다음 접근이 쉬워진다는 것을 익히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현학적(?)’ 소식을 담은 초대장이 오면 별일이 없는 한 전시회에 가곤 한다. 그러면서 사진의 흐름을 배우고 있다. 이러는 난들 별 예술감각이 있으랴 마는, 대개 천편일률적인 작품들이 거의 걸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인간의 삶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바탕에 녹아 있지 않은 사진은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당연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