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ink

미련없이 잎새들이 떨어집니다

강갑준 2007. 11. 13. 17:30

신심(信心)을 닦으러 불국사에 다녀왔다.
신심은 투명한 마음이고 맑은 마음이며 또한 평온한 마음이다.
투명하고 밝고 평온한 그 마음이 사리를 분별하고,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가려볼 수 있게 한다.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6시경 불국사 앞에 카메라를 대고,
발을 동동 구르며 아침 해를 기다리는 자신에 대해
씩 쓴 웃음이 내 신심에 와 닿는다.


경내에 어지럽게 나뒹구는 단풍잎 들을 보면서 세월의 덧없음을 안으로 새기는 요즘, 내 자신도 언제가는 이런 낙엽이 되어 흙속에 삭아질 것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무성하던 단풍나무 아래 짙게 내리던 그늘도 서릿바람에 많이 엷어졌다. 초록이 지쳐서 물드는 불국사는 요며칠 낮선 손님들로 몸살을 하는가 보다.

가을을 흔히 사색의 계절이라고 한다. 봄, 여름, 겨울에 비해서 가을은 사색의 뜰을 넓혀주는 것만은 틀리없다. 철학도가 아니라도 제 발부리를 내려다 보게하고, 지금까지 어떤 삶을 이루어 왔는지 스스로 묻게한다.이 가을이 가기전 불국사도 몇번 더 가야겠고, 선운사도 가야는데, 어쩔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