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 오름도 입을 열어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 몸에 신경을 쓰지 않게된다. 그건 몸을 방기하기 때문이 아니라 몸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서이다. 내가 진정 두려워 하는 건 육체의 헐벗음이 아니라 영혼이 메말라 가는 일이다. 육신은 영혼을 그리워하고 영혼은 끊임없이 육신을 찾아 떠 도는 것이 인생이다. 더보기 늙는다! 서러워 말지다 /그대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잠이 가득해, 난롯가에 꾸벅꾸벅 졸거든, 이 책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으시기를, 그리고 한때 그 대의 눈이 품었던 부드러운 눈빛과 그 깊은 그늘을 꿈꾸시기를……./ 예이츠의 ‘그대가 늙었을 때’란 시 구절입니다. 시(詩)처럼, 꾸벅꾸벅은 아니고 김용준의 ‘근원수필(近園隨筆)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습니다. 문체가 깔끔하게 살아있다. 인간이 있고 생활이 있고 유머와 애수가 있으며 비판이 들어있다. 해박한 전문적 소론도 또 다른 흥취를 돋우게 한다. 젊었을 땐 ‘책명’은 알고 있었으나.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나이 탓인지, 그 책을 빌려서 집에서 읽어 보니, 명문장에다. 매화이야기부터 마음을 끌어넣는다. 한 문장을 소개하면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것도 운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