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두려우시다구요? 화창한 날씨다. 한기(寒氣)속에서도 춘의(春意)는 감출 수 없다. 아파트의 매화(梅花)는 어느새 새 눈이 통통하게 부풀어 있다. 목련(木蓮)의 꽃자리도 솜털에 윤이 난다. 시후(時候)는 잊지 않고 계절(季節)만은 여전하다. 옛글을 보면 겨울은 다른 삼계(三季)의 휴지기(休止期0다. 말하자면 계절의 변전(變轉)에 ‘코머’ 하나를 찍고 잠시 쉬는 시기인 셈이다. 따라서 봄은 천의(天意)가 자연에 순응하는 계절이라고 했다. 다른 계절들이 서사시(敍事詩)라면 봄은 사뭇 서정시(抒情詩)의 경지다. 우리의 생활도 계절의 변환처럼 좀 ‘리디미컬’ 했으면 좋겠다. 사람에겐 추상(秋霜)같은 자세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天意가 자연에 순응하듯 춘기(春機)의 ‘리듬’도 가져봄직하다. 옛 사람들도『마음은 가을의 정신으로, 행동.. 더보기 이전 1 ··· 1943 1944 1945 1946 1947 1948 1949 ··· 29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