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유년시절, 초가지붕 아래서 살았습니다. 가을이면 노란유자가 얼굴 비비는 소리가 들리고, 비가 오면 빗소리가 실로폰 연주처럼 울려 왔습니다. 지금도 그 곳엔 약 2백여년(?)넘은 동백나무가 우리 집 역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가끔 고향에 가면, 이 나무가 눈에 들어와, 문득 문득 유년시절 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 겨울에도 얼지 않은 샘(공동)에 나가 물을 길어보고, 된장찌개를 끓여 먹던 시간들, 할머님 몫이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많은 고생을 하고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지금은. 우물 길던 샘은 간데온데없고, 마을 엔 초가집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시절 동네 어른들은 대부분 저 세상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또, 마을을 지킨 ‘멀미오름’은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올레’란 이름표를 붙이고,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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