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볼 타는 연정(戀情)을 무엇으로 감출고? 매화는 시각(視覺)보다 후각(嗅覺)을 먼저 매혹시킨다. 몇 송이만 피어도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만큼 진한 향기를 발산한다. 지날 3월 ‘매화’를 찾아 다니다 적매(赤梅)를 찾아냈다. 그리고 약 6일간 그 적매를 살피며 머릿속까지 스며드는 매향(梅香)에 정신마저 혼몽해 진 일이 있었다. 매화가 절정에 이르는 3월 어느날, 매향에 이끌려 ‘담 넘어’ 들어 매화를 찍다가 스님에게 들키는 촌극(寸劇)까지 일어난 이야기를 쓴 일이 있다. 나는 그 후 그 ‘적매’를 못 잊어 일년을 관찰하기로 했다. 가끔 들려 매화를 보곤한 것이다. 엊그제에 이어 오늘도 찾아갔다. 아홉나무(청매, 백매, 홍매, 적매)는 신록과 열매를 맺었는데, 유독 /적매/는 잎사귀며 달린 어린 매실까지 붉은 색을 띠고 있다. .. 더보기 이전 1 ··· 2564 2565 2566 2567 2568 2569 2570 ··· 29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