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봄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와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문득 처다 본 하늘은 햇빛이 눈부시고 구름 한점 없이 얄미울 정도로 파랗다.
오늘(30일) 아침 통도사를 다녀왔다. 올해 두번째다. 그러나 아직 봄은 저만치 고개만 내밀었다. 다시 허탈함을 않은채 유엔묘지를 찾았다. 이곳엔 봄이 파릇파릇한 풀잎을 내밀며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봄을 밝히는 목련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목련이 웃는다. 표정없이 하얀 미소. 처연하다. 세상 구석구석의 눈물을 사르고, 다시 눈물나는 세상을 보고 있다. 목련이 있는 절 마당에 고개 숙여 걸어라. 묵상의 선율로 그를 깨우라. 볼수록 꽃이 아니다. 환생이다. 봄을 밝히는 목련, 차마 묻지 못한 누구의 이야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