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Think

봄이 오는 소리


들어봐, 저 소리, 돌, 돌, 돌.
얼음장 밑에서 볼 비비며 기지개
켜는 소리, 저 소리.
마른 가지 속을 흐르는 여린 물 물기.
햇살 간질간질 등에 업고,
옴직옴직 새순은 잇몸을 근질거려,
살얼음판 같은 세상 웃고 살자며,
바람은 살랑살랑 귓불을 핥네.
바람난 겨울은 줄행랑치고,



기상청은 내주부터 포근한 날씨가 되리라고 예보한다.
모든 것이 봄을 알려주는 것이다.
봄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면 조금도 반갑지가 않을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고, 소녀의 가슴에 꿈이 부풀고......,
봄에는 모든 것이 소생한다. 희망이 솟아오르고, 사랑이 솟아오르고,
생명이 맥박(脈搏)치고.....。

그러나 아무리 봄이 와도 봄을 느끼지 못하면 봄은 아니다. 계절을
알려주는 것이 사실은 자연은 아니다. 아무리 황량한 동토(凍土)속에서도
봄을 느낄 수가 있다. 아무리 포근한 화원(花園)속에서도 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너무 오래 겨울 속에 묻혀 있으면 어느덧 봄은
잊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봄을 느낄 수 있는 능력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봄을 잊어버리고 있다.
봄을 알리는 우수(雨水)가 내일인데도
우리는 봄을 모르고 오늘을 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