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더위는 남아 있지만 조석으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계절로 하여금 가을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바야흐로 책을 가까이 하고 독서를 취미로 생각하는 계절이다. 지식과 교양을 먹으며 사는 사람은 하루 열 끼의 밥을 먹으며 사는 사람보다도 백배 더 배가 부를 것이며, 그 배는 아무리 살이 쪄도 흉하지 않고 인격과 품행을 단정하게 만들어내는 최상의 알음알이들일 것이다.
과거는 지나가 버린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만 가득 남고 현재는 당하는 것이기에 항상 짜증스럽고 고통스럽게만 여겨진다. 그러나 내일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연고로 희망이라는 꿈을 안고 달려갈 수가 있다. 어리석었던 어제를 또 만들어 아쉬워하지 않고 밝은 내일을 맞이하려면 책이라는 거울을 바라보며 독서라는 자신의 교양을 부지런히 키웠을 때 자기 자신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부끄럼 없이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도 같다고 하였다. 어리석은 이는 그것을 마구 넘겨버리지만 슬기롭고 현명한 사람은 열심히 읽어 내려간다고 하였다. 생각하면서. 왜냐하면 단 한번밖에 인생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엔 왠지 모를 찬바람만 가득 차 있는 현실이다. 그러기에 다정다감한 말 한마디가 더욱 그립고, 정성껏 써 내려간 작가들의 그 마음이 더욱 아쉬워진다. 책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미완의 인생을 완성시켜보리라는 큰 꿈을 키워보자.
인간은 음식을 먹지 않고 40일을 살 수 있고 물을 먹지 않고 3일을 살수 있으며 공기를 호흡하지 않고는 8분을 살 수 있다. 그러나 희망 없이는 단 1초도 살 수 없다고 한다. 오늘 당장 서재에 진열해 놓은 서장을 다시 한번 정리하며 책장을 넘겨보자. 거기에서 엄청난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책, 참으로 위대한 스승인 것이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라도 이 가을 길섶에 피어난 코스모스길을 거닐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쉼터를 찾을 때면 책을 가까이 하며 생각하는 대로 존재하는 존재이도록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인생의 한 멋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