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 Think

한라산이 그립다

한라산 윗세오름 산장에서 보는 백록담의 풍광은 너무 아름답다.그것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인간과 우주에 대한 작은 상념들을 줄줄이 엮어 내게 하면서 어떤 외경의 경지로 빠지게 한다.
보라! 눈 덮힌 백록담을...,산장에 오른 사람만이 웅혼한 자연 앞에 아주 왜소함을 비로소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작은 제 몸체만이 아니라, 산 아래 기슭에 올망졸망 모여사는 인간살이 모두가 마치 어린아이 소꿉놀이처럼 느껴진다. 그러기에 이 산장에 서면, 사람이 누리는 시간과 사람이 사는 공간을 잊어버리고 신의 언어와 그 광간을 생각하게 된다.
/입이 없어 할말을 잊은 건 아니어라. 차라리 벙어리가 되고 싶은 남해의 고아여라.고삐풀린 구름 식솔 거느리고 멀리 대륙을 부르는 당신은 바로 하늘일 수도 땅일 수도 없는 천형(天刑)의 기다림이어라,/어느 시인이 백록담의 한 구절이다.

외롭게 바다 한가운데서 소리지르며 솟아올라 홀로 빈 하늘과 짝하여 버티어 있음은 고고함일 수많은 없다. 그것은 정말 숙명적인 아픔, 고독이고 또한 그 산자락에 기대어 살고 있는 제주사람들의 피할수 없는 고통스러운 삶 자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