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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베내골 낙엽은 고독하지 않다


/낙엽은 결코 고독하지 않다. 낙엽은 결코 죽지 않는다. 저기에서 저렇게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보다 새로운 생(生)이 준비되어 가고 있는 목소리이며 저기에서 저렇게 무수한 단풍이 가지각색 빛깔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은 나무보다 더 큰 생명의 모태를 영접하는 몸치장인 것이다./ 이어령의 ‘증언하는 캘린더’의 글이다.


어제 새벽 지인들과 우포늪, 베내골을 다녀왔습니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가을을 익어가는 산야를 보면서, 덧없이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 본 하루였습니다. 베내골에서 한때 지역정치를 하다가 접고 이곳에 머물고 있는 어른을 뵙다. 찾아간 지인들과 손수 마련한 ‘라면’을 먹으면서, 세상사를 이야기도 하였다. 역시 훌륭한 분이다. 정치를 하다가 마음 접기가 쉽지 않은데 큰 결심을 하였다는 말에. 글쎄? 하면서 여운을 남기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다.

널리 알려진 ‘김동인의 김삿갓'의 설움에 보면“원래 낙천가는 염세가입니다.”라고 말했다. 세상이 싫은 것일까. 아니면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것일까. 나의 생각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저 조용히 살고 싶은 것이다.

-베내골 단풍을 찍은 것 입니다. 다음주까지 절정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