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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봄 여기 왔소’


매화는 그 성품이 곧고 냉철하며, 혹심(酷甚)한 추위와
강인함으로 흐트러짐 없이 견디며, 굽힐 줄 모르는 절개와
지조와 따뜻한 가슴이 있기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닐 줄 알고,
영혼을 맑게 하는 청향(淸香)을 간직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매화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했지만,
진정 매화에 대하여 아는 것이라고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꽃피고 청향이 진동할 때면 카메라를 들고 양산 통도사를
찾아 친견하고 한 컷 하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 오늘은 ‘탐매’를 하는 분들이 많다. 카메라를 들어댈 장소가
없다. 나처럼 매화가 좋아 자리를 하고 있는데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통도사는 1300여 년의 역사를 지난 대 가람(伽藍)이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사이 우측으로 종무소가 있고 극락전(極樂殿)있다.
그 중간에 ‘만첩 홍매’와 ‘분홍매’가 있으며,
영산전(靈山殿) 돌계단을 올라 좌측을 지나면 우측으로
영각(影閣)이 있고 오른쪽 처마 밑에 ‘홍매’가 있다.

오늘(6일)은 ‘경칩’,
한자로는 놀랄 경(驚),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을 쓴다.
조선 후기 문인 유만공은 풍속 시집 ‘세시풍요(歲時風謠)’에서
“어스름한 새벽녘 닭 울음소리 길어지고/ 경칩이 지나니 잠깬
벌레가 날아드네”라고 노래했다.

경칩은 24절기 중 봄을 알리는 절기다.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를 지나고 밤낮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이 오기 전, 얼음이 풀리고 온갖 동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는 때다.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나무에 새 잎이 돋기 시작해 산과 들의 경치가 바뀌고 있다.
완연한 봄이 멀지 않았다.
멀지 않아 선암사, 화엄사, 단속사 등 탐매를 가야 할 채비를
하여야 할 것 같다.